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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코스트, 건설견적프로그램 ‘XCOST’ 인기 비결

“공짜 고급사양” 입소문 통했다
   



‘정중동(靜中動)’의 건설공사 견적프로그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무료 통합 프로그램을 앞세워 기존의 고가 유료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엑스코스트(XCOST)’가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메기효과(Catfish Effects)’를 이끌어낼 지, 시장 질서만 어지럽히는 ‘미꾸라지’로 전락할 지 주목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설공사 원가산정업체인 ㈜하우코스트가 지난해 8월 내놓은 건설견적프로그램인 XCOST가 출시 10개월여만에 고객 1만여명을 확보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XCOST 하루 평균 접속자만 3000여명이 달했다. 유현오 하우코스트 대표는 “현재 XCOST 회원 가입자가 1만여명에 달하고, 로그인 없이 쓰는 사용자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건설견적 프로그램은 공공공사의 예정가격 산정을 비롯해 입찰, 실행, 설계 변경, 기성관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건설원가 관리시스템이다. 조달청 가격정보를 비롯해 국내 4사 물가조사지, 표준품셈, 시장 시공가격 등 다양한 단가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제공하고 있다.

국내 건설견적 프로그램이 도입된 지 30여년이 흘렀지만 고려전산(상품명 : EMS) 등이 주도해 온 시장은 수년째 정체돼 있다. 내역 프로그램은 사용자 1인당 200만∼300만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수량 산출프로그램까지 포함한 통합 견적프로그램을 쓰려면 700만∼10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솔루션 투자에 인색한 중소 건설기업들이 선뜻 유료 견적프로그램을 쓰지 않는 이유다. 견적 분야 종사자들의 이직률이 높고, 외주 비율이 높다보니 별도의 프로그램을 구입하기보다는 엑셀(Excel)과 같은 보편화된 프로그램을 선호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료 견적프로그램의 시장 점유율이 전체의 10%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다. 중소형 업체인 A사 관계자는 “대부분 견적 담당자들이 엑셀에 의존하고 있다”며 “정확한 원가계산이 어렵고 비교분석도 제대로 못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무료 프로그램을 표방한 XCOST에는 단기간에 수요자들이 한꺼번에 몰리고 있다. ‘공짜 고퀄(고급 사양)’이란 입소문이 나면서 단기간에 사용자가 급증했다. XCOST는 10만종의 건설자재 가격 데이터를 기반으로 간편 수량산출 기능을 지원하고, 한 화면에서 내역서를 작성할 수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제공한다. 특히, 가격정보 공유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많을수록 원가산정의 신뢰도가 높아진다. 3D 모델링 소프트웨어 시장의 강자인 ‘스케치업(SketchUp)’도 프리웨어로 이용자를 대거 확보한 뒤 나중에 전문가용(유료) 시장을 뚫었다.

XCOST의 또 다른 특징은 타깃층이 회사가 아닌 개인 사용자라는 점이다. 프로그램 선정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운 회사 대신 직관적으로 쓰기 편하면 곧바로 갈아타는 개인 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XCOST 프로그램을 쓰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 중인 실무교육도 프로그램 확산에 한몫 했다. 현재까지 1000명이 넘는 사용자가 오프라인 교육을 받았다.

유 대표는 “건설자재는 가격만 보고 구매하기는 어렵고, 성능이나 선호도 등을 면밀히 검토해 사용자가 구매할 수 있는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판매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기술과 접목한 지식쇼핑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소형 건설회사 외에 일부 대형사들도 XCOST 유저로 동참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자체 프로그램이 있지만 조달청이 요구하는 호환성이 떨어져 새 프로그램을 찾다가 무료인 XCOST를 선택했다”며 “앞으로 유저를 더 많이 확보하면 경쟁력을 훨씬 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XCOST는 공사일보 애플리케이션과 연계해 공정관리기능을 추가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최적의 지식기반 검색엔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우코스트는 한국연구재단과 협약을 맺고 관련 연구용역(사용자의 정서 맞춤형 인공지능 시스템의 대응모델 구축연구)도 진행 중이다. 오는 8∼9월에는 ‘XCOST Pro’ 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다.

XCOST 돌풍을 바라보는 견적프로그램 업계의 시선은 복잡하다. B사 관계자는 “기존 10여개 유료 프로그램은 그 나름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결국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는 사용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면 유료든, 무료든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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