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5억 창업 3년 만에 매출 3652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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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5억 창업 3년 만에 매출 3652억원

중소넷 0 2,568 2019.04.14 09:11

  ‘늦깎이’ 창업…김영찬의 ‘골프존 성공신화’

 


54세이던 2000년 창업 당시 자본금 5억원으로 출발. 창업 후 2년 만에 첫 매출을 올렸던 지난 2002년 20억원에서 2013년 3652억원 달성. 11년 만에 180배가 넘는 매출 성장 기록. 2011년 업계 최초로 코스닥 상장. 시가 총액만 1조원 이상. 당시 7000억원이 넘는 주식평가 이익으로 거부 반열에 등극. 국내 스크린골프 연습장 점유율 61.05%(2012년), 전체 시장점유율 84.1%(2013년)를 차지하며 스크린골프 업계를 평정한 김영찬 ㈜골프존 대표(68)의 벤처 신화다.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에 투자해야”

그가 쓴 벤처 신화의 성공 비결은 무얼까. 김 대표는 수천억 원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지금도 여전히 14년 전과 같은 말을 언급했다. “내가 알고,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하자.” 김 대표는 다니던 삼성전자를 은퇴한 후 새로운 창업을 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을 때 ‘내가 알고,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하자고 결심했다.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키워드는 ‘인터넷’ ‘정보통신’ ‘네트워크’ ‘골프’ 네 가지. ‘정보통신’과 ‘네트워크’는 삼성전자 시스템사업부에 근무하며 늘 해 오던 일이었고, ‘인터넷’은 2000년 초 일부 벤처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고는 하나 일각에선 다시 붐이 일던 시대적 키워드였다. 여기다 ‘골프’를 접목했다. 개인 사업을 하며 평소 즐기던 운동인데다 연습장과 골프장의 중간에서 필드를 대체할 수 있는 연습시설이 있으면 좋겠다고 본 것.

김 대표는 지난 2000년 카이스트 연구실 한쪽에서 골프 시뮬레이터 시스템(GS시스템) 개발을 시작했고, 골프존을 창업했다. 그의 나이 54세 때다. 1년 6개월간 개발에 매달린 끝에 2002년 스크린골프를 선보였다. 창업 후 2년 만인 이 해에 20억원의 첫 매출을 올렸다. 김 대표는 사실 골프존 창업을 소박하게 생각했단다. 전국의 골프 연습장 3000여 곳에 1~2대의 기계만 판매하면서 안정된 노후를 꿈꿀 수 있는 사업을 생각했다. 그러다가 2005년 스크린 골프연습장 증가와 함께 본격적으로 사업가로서 변신을 하게 된다. 김 대표는 “솔직히 혼자 편히 잘 살아 보겠다고 시작한 사업이었다”며 “그런데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큰 규모로 사업 투자를 준비하는 사업주를 만나면서 한 가정의 전 재산을 좌지우지하는 일로 변했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시장에서 어떤 가치를 줄 지 고민해야”

그는 이를 계기로 기업 이념부터 업종의 개념, 경영철학, 비전과 인재상 등 회사의 기초를 재정비하고 본격적인 사업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골프존은 이듬해인 2006년 매출 100억원을, 다시 2년 후인 2008년 1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3652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총이익(률) 역시 2010년 1090억원(57.32%), 이듬해인 2011년 1154억원(53.49%), 2012년 1580억원(54.55%), 지난해 1781억원(48.79%) 등으로 전체 매출액의 절반에 달한다. “처음에 어려움이 왜 없었겠어요. 제품의 질과 기술력은 자신이 있었는데, 마케팅, 홍보, 판로가 문제였죠.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면 뭐 합니까.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찾지 않으면 무용지물 아니겠어요.” 김 대표가 선택한 것은 전시회였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골프 관련 전시회가 열리면 어디든 달려갔다. 부스 6개를 통째로 빌려 스크린골프를 선보이고, 전시회를 찾은 사람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사람들은 호기심과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김 대표의 성공 이면에는 원천 기술에 매몰돼 있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김 대표는 “시뮬레이터는 미국 골프 용품 회사에서 먼저 드라이브 타구 분석용으로 개발한 것을 골프존이 뛰어 넘은 것”이라며 “단순한 타구 분석용에 그치는 게 아니라 라운딩용으로 업그레이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블루오션을 개척한 것”이라고 했다. 골프존은 작년 말 기준 국내 시장점유율 84.1%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스크린골프 국내 1위 업체로 성장했다. 최근엔 골프장 운영과 컨설팅 사업을 비롯해 골프용품 판매, 골프게임 개발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골프존의 전체적인 수익성은 아주 뛰어난 기업과 뛰어난 기업의 사이에 위치하며, 아주 뛰어난 기업의 86.11% 근접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망이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골프존의 성공 요인으로 ▲연구개발(R&D) 중심 ▲인재 중심 ▲네트워크 기반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창업 이래 지속적으로 전체 매출의 5~10%를 연구개발과 인력 확보에 투자했다. 골프존은 현재 국내외 161건의 특허와 150여개의 출원을 보유하고 있다. 사업 성장 및 지속가능성의 비결 중 하나가 네트워크다. 김 대표는 “보통 신규 사업이 1000억원대로 커지면 대기업이 진출하게 되며, 그들이 가진 자본·인프라·네트워크·노하우 등은 중소기업이 따라가기 힘들기 마련”이라면서도 “골프존은 처음부터 벤처기업만이 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서비스 모델로 시장에 진출했다”고 했다. 벤처 신화에 도전장을 던진 청년들이나 제2의 창업을 준비하는 기업가들에게 김 대표는 할 말이 많다. 본인이 쓴 성공 신화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더 빨리, 보다 안정적으로 성공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본인이 시장에 내놓으려는 제품이나 서비스만 봐선 안 된다”며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의 수요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벤처기업이 성공에 취해 돈만 쫓다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백년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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