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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니
배종철
시선 배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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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5 23:17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서 창궐한지 3개월 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할 정도로 코로나19는 확산일로에 있다. 대구와 경북 일부도 특별재난지역이 되었고, 언제 이 상황이 마무리될지 아직은 그 끝을 가늠할 수가 없다. 지난 역사를 돌아보더라도 지구상에서 인류의 생명을 더 많이 위협한 것은 전쟁보다 전염병이었다.
영세 자영업자, 중소상공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감내해야만 하는 많은 사람들이 며칠동안 사용한 마스크를 오늘도 주섬주섬 챙긴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그리고 코로나. 앞으로 또 어떤 이름의 감염병이 손님처럼 찾아올 것인가.
예전에 목욕탕에서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가빴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열탕에서 반신욕을 할 때마다 그런 증상을 겪었는데, 나중에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뜨거운 물로 혈관이 확장되어 심장에 과부하가 일어났던 것이다.
가슴을 죄어 오는 힘든 시간이 끝나고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몸과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한 호흡, 한 호흡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로웠다. 고통 없이 숨쉬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예전엔 결코 느끼지 못했다.
살아 숨쉬는 일상의 축복은 고통 속에서 간절해진다. 지금이 그렇다. 견디기 어려운 시간이 반복되더라도 머지않아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되찾게 될 것이고, 지금 그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야 헤쳐나갈 힘이 생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배종철 대기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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